우리 같이 천천히 해볼까요,
‘더 쉬운 카톡설명서’
지난 5월 카카오는 카톡설명서에 접근성 요소를 더한 ‘더 쉬운 카톡설명서’를 공개했다. 카카오톡의 신규 기능과 활용법을 담은 카톡설명서 발간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더 쉬운 카톡설명서는 쉬운 말과 그림으로 카카오톡이 필요한 상황을 묘사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이해를 돕는 이지리드(easy-read) 콘텐츠다.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어려움없이 카카오톡의 기능을 쓰기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장애인, 저소득층, 고령층, 농어민의 디지털정보화 지수는 평균 76.9점을 기록했다. 2022년 조사 대비 네 계층 모두 소폭 상승했음에도 여실한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정보화에 대한 접근, 역량, 활용 세 측면 중에서도 특히 역량 수준은 평균 65.1%로, 전체 평균 대비 한참 낮았고 그중에서도 고령층의 역량은 55.3%에 그쳤다. 기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제 사용을 못 하는 노년층이 많다는 것이다. 2022년 OECD 조사 결과 한국이 인터넷 접근성 1위,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도 1위라는 점과 비교해 봤을 때 세대 간 디지털 격차는 한국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더 쉬운 카톡설명서가 탄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 취약층을 내 주변과 먼 이야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거 어떻게 보내는 거니?”라는 부모님의 질문에 답한 경험이 있다면 말이다. 카카오는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부모님이 카톡 사용법을 물어볼 때, 자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하는 망설임 없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고자 했다.
더 크고 선명하게 전하는 카카오의 진심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에 앞서 카카오와 비영리교육기관 피치마켓은 모두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선별했다. 피치마켓은 정보 평등이란 미션을 바탕으로 노년층을 비롯해 발달장애인 등 배움에 어려움이 있는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 교육하는 기업이다. 이들이 평소 디지털 취약층의 곁에서 청취해 온 어려움을 토대로 ▲카카오톡 시작하기, ▲상황별 활용 방법, ▲안전하게 보호하기와 같이 세 가지 주제로 설명서를 구성했다. 특히, 언제 어떤 맥락에서 써야 하는지 발달장애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를 쉽게 풀어내고 상황 묘사를 더했다. 세 차례에 걸쳐 발달장애인과 보호자, 교육자 대상의 온·오프라인 사용자 조사를 진행하며 디지털 소외계층의 경험과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도 했다.
나아가 카카오의 접근성 디자인 가이드에 따라 1) 텍스트 크기 확대 2) 충분한 터치 영역 확보 3) 명도 대비 조절 등을 적용해 접근성을 강화했다. 하단 네비게이션바에는 화면 확대 및 축소, 고대비 조정 등의 메뉴를 구성해 저시력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단어 하나까지도 “이게 정말 쉬운 걸까? 더 쉬울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이어졌다.
보도자료: 카카오, 디지털 소외계층 위한 ‘더 쉬운 카톡설명서’ 공개
이번 수업은 카카오톡, 모두 더 쉬운 카톡설명서를 펴세요카카오와 피치마켓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시점부터 어떻게 하면 이번 설명서를 실효성 높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의견 청취를 위해 진행한 교육자 인터뷰에서도 한 특수학급 교사는 “현장에서도 이번 설명서를 펼쳐보고 하나하나 함께 체험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완성에서 그치지 않고 설명서를 매개로 교육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공동의 바람이었다.
이에 6월부터는 더 쉬운 카톡설명서를 교재로 카카오톡 교육을 진행했다. 총 5개 그룹을 선정해 대면으로 만났다. 발달장애인 세 그룹은 예봉중학교와 수택고등학교에서, 시니어 두 그룹은 양평통합복지관과 솔밭도서관에서 교육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한 그룹에 1시간 30분씩 3회차로 짧지 않은 커리큘럼에도 더 잘 배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하나되어 과정에 몰입했다.
발달장애인 수업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해당 기능이 유용할지 상황을 설정해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카톡설명서에 담긴 예시와 그림으로 스토리텔링을 더해, 학생들이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집중력과 주의력이 낮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환기시키는 방식이었다. 특히 이들에게는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여 다른 학급의 교육 참여자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학생들의 채팅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가기 어려워하거나 맞춤법이 틀릴까봐 걱정이 되어 소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들을 위해 속도가 느려도, 마음껏 틀려도 괜찮은 공간을 마련하고 안전함을 느낄 기회를 제공했다.
소통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는 시니어 참여자들에게는 기본 기능에서 나아가 사진·동영상 보내기, 위치 보내기, 음성메시지 보내기, 그룹 채팅방 이용하기, QR로 친구 추가하기, 투표하기까지 소통의 범위를 확장하는 유용한 기능을 소개했다. 이번 교육 과정에 참여한 한 시니어 수강생은 “카카오톡에 다양한 기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아쉬웠는데 이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 같네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카카오 서비스마케팅 박은지 리더는 “당연하게 쓰고 있던 단어도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만큼 알려드리고 싶은 기능도 많았는데 한번에 다 콘텐츠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앞으로 저희가 채워 나가야 할 부분이겠죠”라고 덧붙였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일. 이처럼 세상을 걱정과 고민으로 바라볼 때, 누군가는 더 편하게 그 길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카카오와 카톡설명서가 그들의 느린 완주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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